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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공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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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재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20대 청년의 환영받지 못한 입사”

그는 달랐다. 우려에 보란 듯이. 따르릉. 축축한 바닷가 공기를 밀면서 자전거 한 대가 회사 마당을 가로질러 들어온다. 한쪽 입 구에 자전거를 척 대면서 카랑한 인사를 한다. 탈의실로 뛰어들어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태가 날 리가 없다. 며칠 때 가 묻은 작업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가뿐하게 공장 안으로 사라진다. 어느 집 철없는 아들내미가 야무진 일꾼이 되는 순간 이다. 벌써 6개월째, 지금까지 가장 오래 견디어 내고 있다.
“20대의 너무 어린 친구 말고, 40대 중반으로 뽑아줘. 고 정도 되는 사람들이 사회생활도 어느 정도 해봐서 인생 쓴맛도 알 고, 적응력도 좋고, 내성도 좋아요. 젊은 친구들 황 과장도 겪어봤잖아. 다 도망가. 나도 이제 일 가르쳐 주기 지겹다. 가르쳐 놓으면 가고, 또 가르쳐 놓으면 가고, 지친다. 이제 내 진이 다 빠지겠다. 그냥 영감들 뽑자.”
6개월 전, 현장 반장님의 의견을 무시하고 27살의 그 청년을 뽑자, 반장님은 꽤 오랫동안 나를 째려봤다. 자기 아들이 저만한 데 못 써먹는다고 했다.

“우리는 잘 키워 봅시다.”

그렇게 그는 환영받지 못한 입사를 했다. 어느 신간의 제목처럼 우리 회사에도 90년대생이 왔다. 그가 오기 전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한 꾸러미도 넘었다. 하루 일하고 연락 두절이 된 사람부터, 일주일 정도 열정 넘치게 일하다가 자기 풀에 꺾여 나가 떨어진 사람까지. 한 이틀 정도를 일하고 그만둔 사람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더운 공장에서 일하는 것 보다 시원한 가게 안에서 바코드 찍고 과자 정리 하는게 더 편해요. 어차피 시급으로 따지면 비슷한데요. 뭐.” 총기 없는 눈 은 9급 공무원 영어 단어장을 훑고 있었다. 우리 공장은 어망 조립공장으로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작업현장이다. 기계 화되어 있는 요즘 시대에 일의 특성상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태반인데 몸을 많이 써야 해 기피산업으로 분류된다. 힘 든 만큼 특이산업직종이라 일을 해나가면 꽤 재미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깨우치기 전에 포기해 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노력하는 청년에게 디딤돌이 되어 준 청년내일채움공제”

그가 처음 출근했을 때, 공장 사람들 눈에는 불신이 가득했고, 며칠을 버틸지 내기까지 하는 분위기였다. 일도 잘 가르쳐 주 지 않았고, 곁을 내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청년은 떨어지는 사과를 기다리기보다 나무에 올라타 사과를 따 먹는 똑똑한 아 이처럼, 먼저 다가가 가위를 잡고, 칼을 잡고, 밧줄을 잡았다. 스스로 발을 떼며 다가오는 아이가 기특한 것 마냥, 다가오는 그 를 어여삐 여겨 하나둘 가르쳐 주었다. 청년은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즐거움을 깨우치고 있었다. 우리도 그를 키우는 보람을 느꼈다. 모두가 어미 새가 기꺼이 되려 했다. 조금 쿰쿰하고 눅눅하던 현장의 분위기는 그로 인해 활기차졌다. 아기 재롱 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손짓 하나에 까르르 넘어가는 유치한 가족처럼 단란해졌다. 어떤 날은 공장에서 그의 이름이 제일 많 이 불리는 날도 허다하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뛰어가 일을 해내어 주었다. 예전 떠나가 버 린 사람들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그를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했고, 청년내일채움공제로 그의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었다. 공 부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보상을 주어 우등 성적표를 받는다면 이것은 완벽한 상호승리가 되는 거다. 지금 막 일에 흥미를 등 에 지고 높을 계단을 오르는 그에게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그가 들어오고 6개월간, 네 명을 더 충원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3, 40대였다. 60대만 있던 공장은 한껏 신선해졌다. 그가 몰 고 온 신선한 바람이었다. 늙어가던 우리 회사가 젊어지고, 단단해진 미래를 가진 것 같아 든든해졌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언젠가, 회식할 때, 그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너, 청년내일채움공제 만기 되면 뭐할 거야?
“그렇게 큰돈이 있어 본 적이 없어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매일 매일 달라져요. 차도 사고 싶었다가, 독립 자금으로 쓰고 싶다가도, 또 그냥 예금을 넣어둘까 하다가도. 아직 모르겠지만, 벌써 엄청나게 설렙니다. 사실 계획 같은 거 세울 생각 도 안 해봤는데, 막연히 월급 받고 쓰고 그게 다였는데, 공제하니까 무슨 내 전용 비서를 둔 느낌이에요. 난 그냥 일하는데 거 의 2천만 원이 생긴다 하니까, 무슨 날개를 단 느낌이랄까요.“
그의 눈에는 반짝이는 빛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아, 내가 다 뿌듯해졌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 카 속담처럼, 한 인재를 오롯한 사회인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도 그 개인 혼자만의 능력만으로도, 사회만의 제도만으로도 안 된 다. 사회가 끌어주고 개인이 열심히 뛰어야 한다. 더불어 노력해야만 한다.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식의 대책 없는 훈 계는 소용이 없다. 적어도 튼튼한 삽은 잡아주고 땅을 파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의미 있는 삽질이 되게. 제도의 이름처럼, 그 의 인생에도, 우리 회사의 미래에도 꽉 채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오늘이 감사히 느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