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준 정부기관에 입사한지 반년이 조금 넘은 낭랑 26세 입니다. 아르바이트하랴 취업 준비하랴 밤잠을 설치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치여 치열하게 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네요.

성격이 워낙 밝고 쾌활한 편이라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여러 문턱들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턱들보다 취업이라는 문턱은 제게 험난하고 또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도 학비를 보태기 위해, 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학업/취업준비를 병행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먼저 남들보다 평탄하지 않을 길을 걷고 계신 이 분들께 제가 감히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틈틈히 취업준비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공기관에 입사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 오기까지 여러 번의 도전에 실패하고, 낙담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워크넷과 함께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결국 이렇게 수기를 쓸 만큼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저도 여느 취업준비생들처럼 처음에는 부푼 꿈을 안고 지원한 기업들이 자기소개서에서부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듯 떨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존감도 많이 낮아지고, ‘임긍정’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제가 “내가 정말 쓸모가 있는 사람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부정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저의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문장이 매끄럽지 못해서, 또는 나만의 스토리가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지요. 그래서 열심히 문장을 다듬고 화려한 자기소개서로 다시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어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낙담과 실의에 빠져 취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조금만 다시 생각해보니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제가 무얼 잘하는지, 또 어떤 것에 소질이 있는지 잘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운 좋게 자기소개서 전형에 합격해도 최종관문인 면접에서 저의 소질과 능력, 그리고 흥미를 기업과 연결시켜 어필하지 못하니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전공을 떠나 스스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정말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이 뭐지?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뭐지?”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가정환경 상 비싼 취업컨설팅을 받을 수도 없었고, 남들이 다 받는 이미지메이킹 수업, 또 유명한 면접학원을 다닐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인터넷과 학교 취업지원센터에 손품과 발품을 팔아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워크넷에서는 다양한 취업정보가 있었고, 진로상담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직업심리검사’라는 콘텐츠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의 소질과 흥미를 전문적인 관점에서 알려주고, 이를 토대로 알맞은 직업군을 알려주는 직업심리검사는 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검사였기 때문이지요. 직업심리검사를 진행하니 우선 저의 성향과 소질을 수치와 통계로 알기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직업군들 중 어느 직업군이 나와 잘 맞는지, 더불어 세부적으로 어느 직무를 잘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저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가상의 선생님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여러 문항에 답을 하면서 제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었고, 검사결과를 통해 제가 무얼 잘하는지 알게 되니 잃었던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를 보니 저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했고, 경쟁하는 것보다 함께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 직업심리검사결과를 활용하여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취업준비에 임하였습니다. 따라서 기업특성을 고려하여 사기업에서 공기업으로 목표기업부터 다시 선정하였습니다. 선정한 목표기업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준비하였습니다. 이렇게 쓴 자기소개서는 당연히 합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면접에서도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가 뭘 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사할 곳에서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답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저는 지금 이렇게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부러워하는 공공기관에 일하는 사회초년생이 되었고, 집에서는 자랑스러운 딸이자 학교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의 멘토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수많은 취업 준비생 분들께 반드시 비싼 돈을 내고 받는 자기소개서 컨설팅이, 면접수업이 좋지 않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아 찾아보면 워크넷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업들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워크넷과 함께 도전하다보면 실패로부터 다시 일어나는 법을 스스로 배우게 될 것 입니다. 또, 워크넷의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진짜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러분이 원하시는 기업에, 그리고 좀 더 나아가 꿈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힘들고 지친 취업 준비생 분들께 아브라함링컨이 했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의 실패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처음 걸음마를 배울 때 수없이 넘어졌을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시도하지 않아 기회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