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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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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란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전일제 근로자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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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늪에서 희망의 숲으로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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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


{우수작}

우울의 늪에서 희망의 숲으로





방과후 학교교사 김정미

하루 12시간 병원에서 재활 전문 치료사로 근무했던 김정미 씨는 화목한 가정을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선택했습니다. 방과 후 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행복을 찾은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기를 엎은 엄마가 모집공고게시판을 들여다 보는 그림


결혼 전 저는 병원에서 재활 전문 치료사(작업치료사)로 일했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치료 준비를 하고 9시부터 퇴근 시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서서 뇌졸중이나 척추 손상으로 재활 치료가필요한 15명의 환자들과 씨름을 했어요. 오후 6시가 되면 퇴근과 함께 녹초가 되어 밥 먹는 것조차 귀찮아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치료에 대한 열정도 식어버렸습니다.

그래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 생활을 하면서 결혼도 하고 임신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종일 서서 일하다 보니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높다는산부인과 의사의 말에 사직을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드디어 쉴 수 있다는생각에 해방감이 컸습니다. 남편이 출근한 뒤 잠을 더 잘 수도 있고 청소나빨래 같은 집안일을 다 해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자 생활비는 남편 월급으로 빠듯했고, 그렇다고 아직 어린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둘째 아이와 함께 찾아온 우울증



당연히 저축은 꿈도 못 꿨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맞벌이를 할 생각으로 남편 월급에 맞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둘째 아이 임신 소식. 아이를 임신하고도 맘껏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 하나 키우기에도 생활비가 빠듯한데 둘째라니요. 제가 일한다 해도 임산부를 채용할 직장은 없을 뿐더러 또다시 유산, 조산의 위험이 생긴다면 근무한 지 몇달 되지 않아 사직을 해야 하는 게 불 보듯 뻔했습니다.

결국 취업은 접고 남편 월급만으로 산 지 또 5년. 결국 저희 가족은 ‘귀농’을 선택했습니다. 혼자 버는 것보다 농사를 지으면 더 나을 거라는 남편의말에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농사지을 생각까지 했을까.’ 미안한 마음이들었습니다. 귀농해서 다섯 살 큰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저는 집에서 7개월 된 아기를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집 안에 갓난아기와 단둘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사실 둘째 출산 후 산후 우울증이 있었는데 귀농한 뒤 우울증이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작은아이를 재우다 보면 저녁 8시가 채 되기도 전에 잠들어버렸고, 자정이 지나면 다시 잠에서 깨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났고, 밤새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러다가도 ‘아니야, 5년이나 쉬었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누가 찾아주지도 않고 써주지도 않겠지.’ 하는 자괴감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무기력에서 탈출시켜준 방과후 교사 직업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사’를구한다는 공고를 보았습니다. 저는 당장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되기만하면 둘째 아이는 큰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맡길 생각이었습니다.

며칠 후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원한 일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하루 3시간씩 방과 후 학교 운영을 관리하고 보조하는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고, 그저 집 가까운곳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니 무조건 집을 탈출해보자는 심산이었습니다. 담당자분은 “병원에서 근무하셨던데….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할 수 있어요. 밖에서 일할 수만 있으면 뭐든 좋아요!”라며 기운차게 대답했고 담당자분은 저의 대답에 열심히 해달라며 웃었습니다.



남편이 힘내!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핸드폰 사진 그림

“사랑해, 그리고 힘내자”



첫 출근을 한 제게 보낸 남편의 문자가 기억납니다. “돈 많이 버는 것보다 우리 가족이 웃으면서 지내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언제든 힘들면 그만둬도 돼. 부담 없이 즐겁게 일해.”라는 문자였습니다. 저는 곧바로 답장했지요.

“오늘 이 3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 걱정하지 마. 우울증 따윈 다 떨쳐내고 즐겁고 건강하게 살자.”라고 말입니다.

첫날의 그 문자처럼 하루 3시간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저를 건강하게 했고, 남편과 아이들도 즐겁고 행복한 귀농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 새로운 꿈도 생겼답니다. 바로 보육 교사 자격증을 따는 것입니다. 온라인으로 교육을 듣고 실습 과정을 거치면 약 1년정도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하루 3시간 시간선택제 근로를 하는제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일과 공부, 두 가지를 병행해도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근무할 때처럼 지치기는커녕 일이 재미있어서 제가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서울에서 맞벌이하는 친정 언니가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하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권하곤 합니다.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해일을 하니 지치지도 않고, 스스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입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 아닌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온 국민의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해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