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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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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전일제 근로자보다
짧게 일하면서 근로조건 등에 차별이 없는 일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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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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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장려작}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급식 주방 보조원 김순덕

김순덕 씨는 시간선택제로 대학교 급식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돈을 모으면서 은퇴를 준비하는 순덕 씨의 내일이 희망으로 넘칩니다




채소를 씻는 주방 보조원의 그림


재작년 이맘때만 해도 하루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저는 매일 똑같은 기도를 했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나아지기를….” 그러나 끝을 알 수 없는 긴 불황은 날이 갈수록 우리 가정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전자상가에서 소형 가전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우리 매장은, 물건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시장에 고객을 빼앗기다 보니 관리비 걱정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남편을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다른 일을 알아보러 매장 가까이에 있는 고용센터를 찾아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우연히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새벽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충남대학 기숙사의 단체 급식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에 웃음꽃을 피게 하다



제가 그 일을 선택한 이유는 오후에 매장에 출근해 남편 일을 도울 수 있어서였습니다. 오전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돈을 벌고 오후에는 매장에 나가 은행 업무를 보거나 고객이 맡긴 수리 건도 처리하고 배달도 할 수 있어서 하루 24시간을 꽉 채워 사는 것 같아 보람을 느꼈습니다. 게다가 새벽일이라서 일반 시급보다 급료가 많은 것도 좋았습니다.

일당 4만 5천 원, 일주일에 하루 휴일이 있고 4대 보험이 적용되며, 오래 근무하면 퇴직금이 지급되는 조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새벽에 들어온 식재료를 다듬고 씻고 삶는 일을 맡았습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놓고 5시 40분에 집을 나서면 그때부터는 전쟁 치르듯 일을 해야 했습니다. 고단한 나날이었지만 매달 10일 월급이 찍히는 통장을 보면 힘이 솟는 듯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익숙해지고 채소를 손질하는 일도 수월해졌습니다. 어느덧 동료들과 친숙해져 소소한 일상의 일들로 수다도 떨고 식사 시간에 차 한 잔 나누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부부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얼마간의 돈이라도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자 남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남편은 새벽에 저와 같이 일어나서 아침밥 짓는 일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반찬을 만들면 남편이 밥을 안치고 제가 달걀말이에 쪽파와 당근을 송송 썰어 넣으면 남편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치즈달걀말이도 잘 부쳐냈습니다. 출근하는 저를 배웅한 뒤에 잠자는 아들을 깨워 아침밥을 챙겨 먹이고 청소와 설거지도 도맡아 해주었습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니 새벽잠을 좀 더 잘 수 있고 고생하는 아내를 살뜰하게 아껴주니 집안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자식들에게 희망을 전해준 일자리



작년 한 해는 제가 번 돈으로 작은딸과 아들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작은딸과 수능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동영상 강의료와 교재를 사주고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보약도 지어 먹였습니다. 작은딸과 아들은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제 앞에서 늘 각오를 다지더니 기특하게도 모두 그 뜻을 이루었습니다.

작은딸은 대전 중등 영어과 임용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대학 졸업과 동시에 고등학교 영어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과외나 학원 수강 한번 시켜주지 못했는데도 동영상 강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에 정진하여 명문 대학의 새내기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제 모습이 딸아이와 아들에게 스스로 담금질하는 계기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이제 큰딸과 작은딸이 안정된 직장을 갖게 됐고 아들도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원받고 주말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제 용돈을 벌고 있어서 자식들에게 들어가던 돈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유치원생과 텃밭에서 배추를 수확하는 여자의 그림

아름다운 노년을 꿈꾸다



저는 지난 5월부터 새로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제가 번 돈을 오롯이 모아서 친정아버지가 제게 물려주신 시골집을 고치는 데 쓰기로 하고 3년 만기 적금을 붓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은 아흔 살의 친정어머니가 살고 계신 그 집은 골격과 구조가 튼실하여 내부만 현대식으로 개조하면 사는 데 불편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집이다 보니 손봐야 할 곳도 더러 눈에 띄고, 특히 낡은 사랑채 벽에서 흙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채를 헐고 장작을 지필 수 있게 구들장을 놓고 황토방 한 칸 들이겠다는 계획은 제가 돈을 벌면서 갖게 된 새로운 꿈입니다. 자식들 다 분가시키고 나면 그곳에 들어가서 남편과 함께 텃밭 가꾸고 손주 데려다가 키우며 노년을 보내려고 몇 해 전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울타리에 열린 애호박 따다가 전을 부쳐 손주들에게 먹이고 텃밭에서 막 캐낸 감자와 고구마쪄 먹이고, 토종닭 몇 마리 키우고 알 낳으면 그것으로 달걀찜도 만들어 먹이고, 파릇파릇 야채 띄워 이유식도 만들어 먹이고 싶습니다. 적금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제가 꿈꾸는 행복도 한 걸음씩 저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저는 새벽바람을 가르며 일터로 향합니다. 젊은 날보다 더 아름다울 나의 장밋빛 노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