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넷이 만난 사람들 - 아트테크전문가 김형준
워크넷이 만난 사람들을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아래 인터뷰 내용은 웹진 ‘Beyond the Work’ 2024년 8월호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미술품을 자산으로 인식해 투자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아트테크 분야에서 ‘테사’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해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높은 수익률로 미술품=자산이라는 등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테사’의 김형준 대표에게 국내 아트테크 시장의 현황을 듣는다.
대표님과 ‘테사’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테사(TESSA)’ 대표 김형준입니다. ‘테사’의 영문 회사명을 거꾸로 읽으면 ‘에셋(Asset)’이에요. ‘자산’이라는 뜻인데 자산의 관점을 뒤집는다는 비즈니스 콘셉트를 갖고 있습니다. 기존에 미술품이라고 하면 작품을 보고, 전시하고, 수집하는 개념이 강했어요. 저희는 미술품을 투자 자산으로 보고, 여러 사람들이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소액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트테크에 관심을 갖고 창업을 하게 된 히스토리를 들려주세요.
테사는 저의 세 번째 창업입니다. 아트는 제가 두 번째 창업을 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입니다. 두 번째 창업 때에는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자신을 쇼업하고 자신의 컬렉터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해 5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약 1만 명 이상의 작가들이 참여했고, 작가들이 감사 레터를 보낼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에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이 시장에서 일반인들의 니즈는 과연 무엇일까, 작가적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적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어요. 그러면서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내가 컬렉터가 아니더라도 블루칩 아트를 사고 싶다, 투자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적 관점으로 아트에 접근하자는 목표로 세 번째 회사인 테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테사에서 아트테크 투자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가요?
그림을 공동 소유하는 겁니다. 테사가 미리 사온 그림을 점유한 상태에서 사용자들과 공동 소유 계약을 모바일 앱을 통해서 맺습니다. 제 뒤에 있는 모든 그림의 소유자들이 몇천 명씩이에요. 한 그림을 여러 사람이 공동 소유하고, 그 그림을 팔았을 때 그림의 판매 대금을 공동 소유자들이 공유지분의 비율대로 나눠 갖는 거죠. 공동 소유자는 그림의 주인이니까 그림이 팔렸을 때 그 팔린 대금을 분배받는 형태로 수익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테사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이고, 최대 수익을 올린 작품은 무엇인가요?
사실 미술품은 굉장히 훌륭한 투자자산이에요. 통계를 보면, 블루칩 섹터의 작품들은 1년간 약 15~20%까지 가격이 올라요. 그런데 그건 작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그림을 사면 얼마의 수익이 나올 거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단, 테사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해 좋은 수익률이 나올 것 같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소싱합니다.
최근까지 약 47번 정도 신규 작품을 오픈했고, 그중 12개 정도의 작품을 매각했습니다.
어떤 작품은 매각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 가치 상승률이 약 17% 정도 나온 작품이 있습니다. 또 어떤 작품은 20일 만에 매각해 7%의 수익이 난 것도 있고, 6개월 만에 47%의 수익을 올린 작품도 있습니다. 그렇게 평균을 내보면 약 20%의 수익률이 나왔고, 그것을 연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약 40% 정도 수익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감사한 상황이에요. 미술 시장에서 굉장히 좋은 수익률이 나온 거죠. 저는 통계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블루칩 미술품들은 연 15~20% 정도의 가치 상승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대 수익이 났던 작품은 연 기준으로 약 100%, 106% 정도 나온 것도 있습니다.
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작품의 규모와 판매 계획도 알려주세요.
누적된 총액으로는 약 320억 원 정도 진행했습니다. 테사는 전략적으로 하이엔드 작품을 많이 거래합니다. 그래서 섹터별로는 4~5억 원대, 10~15억 원대, 20~30억 원대 사이의 작품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키스 해링, 앤디 워홀, 조지 콘도, 데이비드 호크니, 마르크 샤갈 같은 네임드 블루칩 아티스트가 메인입니다. 테사의 블루칩 아티스트 기준은 매해 100번 이상 경매가 일어나고 있는 작가들로, 글로벌 랭킹 200위 안에 있는 작가들입니다.
그런 작가층이 주력이고, 거기에 미드 커리어라고 해서 100번은 경매되지 않지만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핫한 헤르난 바스 같은 작가들도 저희의 새로운 미드 커리어 타깃층에 들어 있습니다. 미술계에 있는 분들은 많이 아시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선 작가들도 커버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술 시장에서는 엄청난 블루칩 아티스트들이거든요.
블루칩 작가들의 선정 기준과 데이터 수집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테사에서는 데이터를 제일 중요하게 봅니다. 사실 개인 간에 거래했던 프라이빗 세일의 데이터는 우리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공개돼 있고 시장에서 비딩으로 형성된 경매 데이터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테사에서 메인으로 보고 있는 작가들의 경매 기록 횟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경매 기록을 분석해 1년에 100번 이상 경매가 일어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연히 소더비, 크리스티 같은 메이저 옥션 회사에서 자주 거래가 이뤄지고 유찰률이 30% 이하인 작가들을 메인 타깃으로 합니다.
그런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이 작가의 작품과 유사한 작품들의 기록까지도 전부 찾아냅니다. 유사 작품의 가치 상승률이나 가격 변화율을 분석하고 도표화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테사의 최소 투자 단위는 정말 1,000원인가요?
현재 1,000원부터 투자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00원이라는 액수는 투자를 체험해보시라는 의미가 큽니다. 1,000원으로 시작해 보고, 투자에 대한 확신이 서면 사용자들은 금액을 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1,000원부터 본인이 원하는 만큼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오픈해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1,000원 투자자도 있지만, 사실 메인은 10만 원, 20만 원, 100만 원 안팎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아트테크는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자산 투자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우리는 투자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데 가상자산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있는가 하면 부동산 같은 보수적인 투자도 있습니다. 미술품은 그 중간쯤에 위치합니다. 꾸준한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고, 실물에 기반해 변동폭이 강하지 않습니다.
최근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이 어렵습니다. 미술품은 개수가 한정되어 있고 재화가 급격히 많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자산들과 차이를 갖습니다.
최근 열린 아트페어 등을 통해 대중의 관심도 커졌습니다. 미술 시장은 블루칩 섹터들을 중심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트테크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세요.
아트테크란 저희 테사 같은 조각 투자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미술품으로 하는 모든 재테크를 뜻하죠. 아트테크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림이 좋아서 사는 건지, 아니면 진짜 재테크가 먼저인지의 목적에 따라 결과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신진작가의 작품에 투자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그 작품이 좋아서 사는 거예요. 나중에 두 배, 세 배의 가치가 될 것을 기대하며 사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미술품은 복권이 아니거든요.
철저히 수익을 목표로 한 재테크라면 좀더 안전하고 확실한 데이터를 들여다보세요. 요즘에는 글로벌한 모든 경매 데이터가 오픈되어 있으니까요. 그 수치들을 보고, 경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고, 하이엔드 투자를 할 것인지 조각 투자를 할 것인지, 미들랜드로 갈 것인지, 혹은 롱텀으로 투자할 작가는 누구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사는 어떤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나요? 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알려주세요.
저희 회사는 두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팀이 있고 모바일, 서버, 웹 개발, 기획 등의 파트가 나뉘어 있습니다. 또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팀, 마케팅하는 팀이 따로 있습니다. 이 외에 미술이라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미술품에 대한 스페셜리스트들이 필요하죠. 미술사를 전공한 분, 큐레이터를 했던 분, 딜러, 옥션 회사에 근무했던 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두 분야 외에 금융사에서 파이낸스를 하셨던 분들도 합류했습니다. 저희 플랫폼을 투자적 관점으로 설명해내고 어떻게 시장을 확대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헤지펀드 등에서 일했던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 법률을 잘 아시는 변호사님도 계십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이 일하고 있죠.
저희가 인재를 뽑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발성이에요. 알아서 혼자 일하라는 게 아니라 일에 대한 주도성을 갖고 문제를 파악해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프로그래머든 아트 분야에 있든, 그래야 여러 팀이 같이 움직이거든요.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선 일에 대한 주도성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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