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레벨디자이너는 게임의 무대, 즉 게임에서 플레이 가능한 영역으로 사용할 맵, 레벨 등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전문가다. 게임레벨디자인이란 게임 전체의 난이도 등을 짜고 여기에 맞춰 콘텐츠를 배열하는 일을 말한다. 수많은 게임 콘텐츠가 있어도 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 그 순서와 방식에 따라 게임의 재미가 달라진다. 게임레벨디자이너는 콘텐츠 구성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으로 재미와 오락을 주는 기획자 역할을 한다.
게임레벨디자인 과정은 피드백과 수정, 테스트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을 통해 새로운 맵을 만들 아이디어를 얻는 게 디자인의 첫 단추다. 전략 구상을 위해 간단하게 시작지점, 플레이어의 동선 등 큰 틀에서 전개도를 그린 다음 세부 에디팅을 하고, 테스트→피드백→피드백 적용→테스트 과정 등을 반복하며 완성도 높은 맵을 만들어나간다.
이 일을 하려면 게임을 좋아해야 한다. 맵 디자인 등 미술(예술) 관련 감각을 비롯해 건축 관련 감각 등이 요구된다. 건축학, 산업디자인학, 미술학 관련 전공자에게 유리하다. 드로잉 및 기본적인 미술 실력이 있다면 더욱 좋다. 손재주가 좋아 무엇이든 만드는 습관,공간을 유심히 관찰해 스케치를 해두거나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 등이 있으면 좋다.
현재 게임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게임레벨디자인을 위한 자격검증제도는 아니다. 대부분이 실무에서 도제식 또는 독학으로 근무하면서 경력을 쌓는 수준이다.
|국내현황|
국내에서 일하는 게임레벨디자이너의 정확한 종사자수는 파악이 어렵다. 어림잡아 300명 정도로 추산된다. 1인칭 슈팅게임 장르의 경우 50명 정도로 파악된다.
게임 관련 업체에서는 대부분 경력자를 채용하고 있다. 게임배경아티스트로 일하다가 게임레벨디자이너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 신입의 경우 간헐적으로 채용된다. 나이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40세 전후로 젊은 편이며, 공간적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체의 90%가 남성 종사자다. 여성은 배경원화 영역에서 주로 근무한다. 임금은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다.
게임분야 내에서도 게임 슈팅, 롤플레잉게임(RPG)분야의 보수가 다소 높은 편이다.
|향후전망|
게임레벨디자이너는 주로 대형 게임업체에서 근무한다. 때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은 자회사가 중국에 있는 경우가 많다.
게임서버 관련 분야는 우리나라가 해외보다 발전했지만, 게임기획 분야는 해외가 더욱 발전되어 있다. 따라서 게임기획 분야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싱가폴,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게임가상현실 분야가 차세대 게임 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유저들이 마치 게임 현장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장비의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대형업체들도 기존에 보유한 게임 콘텐츠를 가상현실에 활용할 수 있어 관련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게임레벨디자이너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업체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가상현실게임 분야로 게임 트렌드가 변화하게 되면, 게임레벨디자이너의 수요가 증가할텐데 여기에 따라 그 전문성에 대한 검증도 이루어져야 한다. 중소 업체에서는 게임레벨디자이너가 게임레벨디자인 외에 다양한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다. 전문성을 갖춘 게임레벨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문 교육프로그램이 신설되어야 할 것이다.
위플 | 리드레벨디자이너 이용태
"유저들, 더 지능적이고, 현실감 있는 레벨디자인 요구할 것"
Q)현재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A) 게임회사에서 레벨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KGC, NDC에서 주최하는 ‘5일만에 레벨디자인 팁’ 주제로 강연, 컨퍼런스 등도 해오고 있고요. 또한 게임레벨 디자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학생, 구직자를 위한 비정기적인 스터디 모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게임레벨디자인 업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 자동차로 예를 들면 프로그래머는 엔진을, 아티스트는 외관을, 레벨디자이너는 실제 드라이브 경험을 소개하는 역할을 주로 하죠. 그러려면 자동차에 대한 모든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1인칭 슈팅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는 플레이어의 입장이 되어서 플레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Q)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A) 배경아티스트로 게임회사에 입사 한 후, 게임의 재미라는 영역에 대해서 고민하다 레벨디자인 업무를 하는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한글로 된 관련 자료가 전혀 없었고, 제대로 된 교육과정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해외게임 게시판을 알게 되었고 산재해 있던 인터넷 상의 자료들과 원서를 독학하면서 제 의문을 하나씩 풀어나갔습니다.
Q)이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레벨디자이너에겐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신의 취향을 적용해서도 안 되고, 어느 한사람의 의견만을 반영해서도 안됩니다. 여러 사람의 상반된 의견들을 절충하여 맵에 반영하여야 더 나은 맵과 다양한 플레이 성향을 가진 유저들에게 재미를 배가시켜 줄 수 있습니다.
Q)이 일을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A) 대학 졸업 전 종이모형을 만들어 넥슨이라는 대형 게임업체에 연재를 하였으며,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지역 우승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게임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합니다. 아직까지 레벨디자인 분야는 외부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배우기도 어렵습니다. 배경 모델러, 원화가의 경우에는 취업의 기회가 많지만, 레벨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취업 자리가 많지도 않고요. 하지만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불모지이기에 끈기와 도전정신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매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Q)일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레벨디자인을 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작은 지식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레벨디자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공개스터디 모임을 통해 강연도 하고, 컨퍼런스 발표를 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청중과 공감하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이 더 큽니다.
Q)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 향후 6~10년 이내에는 한국에서 콘솔게임 및 가상현실게임 분야가 크게 부흥할것으로 예상됩니다. 3년 이내에 NC소프트에서 콘솔게임이 출시될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렇게 장르의 다양화와 함께 유저들의 기대 수준이 점점 높아져서 보다 지능적이고, 현실감 있는 레벨디자인을 요구할 겁니다.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게임레벨디자이너가 보다 전문성을 갖춘 직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이 직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레벨디자인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분야입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죠. 또한 재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 디자인 분야입니다.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많은 분들이 도전해 국내 게임 레벨디자인이 풍요로워지길 기대합니다.